Vol. 90 · The Mapping Problem 전략 · Deep read
Hyunjin Kim, Dahyeon Kim & Rembrand Koning · INSEAD Working Paper(2026)

막고 있던 것은
능력이 아니라
무엇이 가능한지였다
두 집단 모두 같은 도구를 받았다. 한쪽만 다른 회사가 일을 어떻게 다시 짰는지를 봤고, 그 차이가 찾아낸 활용처의 수와 유료 고객과 매출을 갈랐다. 투자를 더 받지 않고도 그랬다.

연구진이 이름 붙인 것은 지도 문제다.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는 알겠는데, 우리 생산 과정의 어디에 닿고 그 둘레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를 모르는 상태다. 그리고 병목 하나를 치우면 그다음 병목이 드러난다.

The Mapping Problem지도 문제
Where Time Actually Goes시간이 실제로 가는 곳
The Constraint Moves병목은 옮겨 다닌다
원전
Seeing It Done Hyunjin Kim, Dahyeon Kim & Rembrand Koning, Mapping AI into Production: A Field Experiment on Firm Performance(INSEAD Working Paper 2026/20/STR, 2026-03-30 · SSRN 6513481). 결과 수치는 Harvard Business Review 2026년 11·12월호 17–19쪽 보도 기준
Previously on Vol. 89
열어 보지 않아도 남아 있었다퇴근 후 메일에 실제로 쓴 시간을 통제했는데도 불안과 건강 악화가 나타났다. 사람을 깎은 것은 처리한 메일이 아니라 확인해야 한다는 기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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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 · 이 글에서의 정의
지도 문제 The Mapping Problem

연구진이 붙인 이름으로, AI가 우리 생산 과정의 어디에 닿을 수 있고 그 닿는 자리의 둘레가 어떻게 바뀌어야 잠재력이 풀리는지를 알아내는 일의 어려움이다. 도구를 쓸 줄 아는가의 문제와 다르다. 관리자들은 AI가 쓸 만한 과업을 해낸다는 것을 이미 안다. 모르는 것은 그것이 우리 일의 지도 위 어느 점에 놓이는가다. 그래서 교육을 늘려도 풀리지 않고, 지도를 보여 주면 풀린다.

Section Ⅰ · The Mapping Problem지도 문제

같은 도구를 받은 두 집단이
다른 결과를 냈다

대규모 언어모델이 널리 풀린 지 4년 가까이 됐다. 도입은 많이들 했는데 그 투자가 생산성이나 성과로 옮겨 간 곳은 그만큼 많지 않다. 인시아드의 김현진과 김다현,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렘브란트 코닝이 설계한 실험은 그 간격의 원인을 한 가지로 좁혀 본다.

연구진이 이름 붙인 것이 지도 문제다. 관리자들은 AI가 쓸 만한 과업을 해낸다는 것을 안다. 어려운 것은 그것이 우리 사업의 어디를 바꿀 수 있는지, 그리고 그러려면 그 둘레의 활동이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를 짚어 내는 일이다.

설계가 깔끔하다. 전 세계 고성장 초기 기업 515곳을 무작위로 나눴다. 양쪽 모두 앞선 AI 도구와 기술 교육, 멘토링, 그리고 API 크레딧을 받았다. 한쪽에만 하나를 더 줬다. 다른 조직들이 AI를 중심으로 업무 흐름과 사업 모형을 어떻게 다시 짰는지 보여 주는 사례다. 그러고 나서 양쪽 모두에게 각자의 생산 과정 어디에 AI를 쓸지 다시 생각해 보게 했다.

결과가 한쪽으로 갈렸다. 사례를 본 집단은 AI 활용처를 44% 더 찾아냈고, 과업을 12% 더 완료했고, 돈 내는 고객을 얻을 확률이 18% 높았으며, 매출은 두 배에 가까웠다. 그러면서 성장에 필요한 외부 자본은 뚜렷하게 덜 썼다.

이 실험이 분리해 낸 것이 무엇인지 보자. 양쪽 다 도구가 있었고, 교육이 있었고, 멘토가 있었고, 쓸 돈이 있었다. 더해 준 것은 역량이 아니라 남이 다시 짠 것을 본 경험이다. 연구진의 해석도 그쪽이다. 다른 회사의 활용 사례를 알게 되면 자기 사업 안에서 무엇이 가능한지에 대한 생각의 폭이 넓어지고, 그 폭이 실험을 낳고, 실험이 더 나은 방식을 낳는다.

그리고 그 집단은 사례를 그대로 베끼지 않았다. 연구진이 짚는 대목이다. 성적이 가장 좋았던 회사들은 남들이 어떻게 조직을 다시 짰는지 배웠지만 아이디어를 복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기 사업 안에서 무엇이 가능한지를 따로 따졌다.

Firms
515
무작위로 나눈 전 세계 고성장 초기 기업. 양쪽 모두 도구·교육·멘토링·API 크레딧을 받았다
Use Cases
+44%
사례를 본 집단이 더 찾아낸 AI 활용처
Revenue
약 2배
같은 집단의 매출. 유료 고객 획득 확률은 18% 높았고 과업 완료는 12% 많았다
The Treatment
사례
더해 준 것은 도구도 교육도 아니었다. 남이 일을 다시 짠 것을 본 경험이다

Section Ⅱ · Where Time Actually Goes시간이 실제로 가는 곳

과업이 아니라
넘어가는 자리를 본다

연구진이 내놓은 실행 지침의 첫 줄은 지도를 그리라는 것이다. 다만 어디를 보라는 말이 붙는다.

흔한 도입은 과업 단위로 일어난다. 마케팅팀이 문구를 쓰게 하고 개발자가 코딩 보조를 쓴다. 생산성은 올라간다. 그런데 그 둘레의 흐름이 그대로면 큰 몫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사례를 본 회사들은 눈에 보이는 과업 자동화를 넘어, 제품 개발과 운영과 전략과 관리 같은 여러 기능에 걸쳐 적용처를 찾았다.

그래서 지도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려야 한다. 연구진이 특히 보라고 하는 네 자리가 있다. 일이 다음 사람에게 넘어가는 지점, 승인이 쌓이는 구간, 직원이 한 시스템의 정보를 다른 시스템으로 옮겨 적는 자리, 그리고 결정이 멈춰 있는 지점이다. 그들의 표현으로 이 전환 지점들이 과업 자체보다 더 큰 기회를 품고 있을 때가 많다.

질문은 둘이다. 먼저 무엇이 정말 우리를 늦추고 있는가를 묻는다. 답은 대개 가장 눈에 띄는 과업이 아니고, 그 과업 뒤에 오는 모든 것을 붙잡고 있는 손바뀜이나 결정 하나다. 그다음 김현진이 권하는 질문이 더 멀리 간다. 지금 이 조직으로 열 배의 성장을 내는 데 무엇이 걸림돌인가. 그리고 고객에게 가장 가깝거나 우리가 신경 쓰는 결과에 가장 가까운 병목을 찾는 것이 대개 첫걸음이라고 덧붙인다.

병목을 찾았다고 끝이 아니다. 성적이 가장 좋았던 회사들은 그 둘레의 일을 다시 짰다. 제품 개발이 좋은 예다. AI는 코드를 만들고 시제품을 세우고 설계 대안을 몇 분 만에 내놓을 수 있다. 그런데 고객 테스트와 승인, 그 뒤의 활동이 예전 속도 그대로라면 그 빨라짐은 거의 값이 되지 않는다. 연구진의 문장이 이것을 정리한다. AI가 한 과정의 경제성을 바꾸는 것은 조직이 활동들이 어떻게 맞물리는지를 다시 생각할 때뿐이다.

Vol. 15와 Vol. 34에서 이미 다시 짜라는 이야기를 했다. 그 두 편의 근거는 컨설팅 회사의 대규모 설문이었다. 이번 편이 더하는 것은 같은 주장의 증거의 종류다. 무작위로 나눈 515곳에서 매출까지 따라간 실험이고, 다시 짜기가 좋다는 일반론 대신 어디를 먼저 보라는 지점까지 지목한다.

Four Places to Look First
지도에서 먼저 볼 네 자리
01
일이 넘어가는 지점
Handoffs · 손바뀜
누가 끝내고 누가 받는 자리다. 양쪽 다 자기 몫은 빨리 했는데 사이에서 하루가 사라진다.
02
승인이 쌓이는 구간
Approvals Accumulate · 결재가 겹치는 곳
하나하나는 짧고 합치면 길다. 앞 단계가 빨라질수록 이 구간이 전체를 정하는 비중이 커진다.
03
정보를 옮겨 적는 자리
Translation · 시스템과 시스템 사이
한쪽에서 뽑아 다른 쪽에 넣는 일이다. 아무도 자기 업무로 적지 않는데 매주 몇 시간씩 들어간다.
04
결정이 멈춰 있는 지점
Decisions Stall · 기다리는 자리
누가 정할지가 정해지지 않았거나 정할 사람이 바쁜 곳이다. 뒤의 모든 것이 여기서 대기한다.

Section Ⅲ · The Constraint Moves병목은 옮겨 다닌다

처음엔 성공처럼 보이다가
평평해지는 이유

많은 경영진은 AI가 제약을 없앤다고 생각한다. 연구가 가리키는 쪽은 더 미묘하다. 한 활동이 빨라지면 다른 활동이 예상 못 한 병목으로 떠오른다.

기사가 드는 예가 구체적이다. 제품 개발이 빨라지면 고객 피드백의 양이 늘고, 그러면 그것을 더 자주 처리해야 한다. 보고가 자동화되면 데이터 품질의 약점이 드러나고, 있는 줄도 몰랐던 문제를 손봐야 한다. 마케팅 콘텐츠를 AI로 만들면 손으로 만들 때보다 빠르지만, 양이 늘어난 만큼 거버넌스와 브랜드 일관성과 법무 검토에 쓰는 시간이 늘어날 수 있다.

그래서 조직은 어제의 제약이 사라진 자리에서 더 아래쪽의 새 제약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이 대목이 이 글에서 가장 쓸모 있는 설명이다. 많은 AI 과제가 처음에는 성공처럼 보이다가 결국 사업 성과가 평평해지는 이유가 여기 있다는 것이다. 조직은 문제 하나를 풀고 그다음 문제는 손대지 않은 채 둔다.

처방은 태도의 전환이다. AI 적용을 한 번의 배포가 아니라 계속 돌아가는 과정으로 다루라는 것이다. 중요한 개선이 하나 일어날 때마다 이제 일이 어디서 느려지는지를 새로 들여다봐야 한다. 새 제약을 계속 찾아 걷어 내는 조직이 첫 자동화에 만족한 조직보다 값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측정도 따라 바뀌어야 한다. 과업 처리 속도나 산출물의 양만 보면 병목이 옮겨 간 것을 알아채지 못한다. 김현진이 권하는 기준은 셋이다. 이 흐름이 더 많은 고객에게 닿게 했는가, 더 나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었는가, 쓰는 자원을 실제로 줄였는가. 그러지 않으면 영향이 아니라 활동을 재고 있는 것이라고 그는 덧붙인다.

Vol. 61에서 DORA 자료가 보여 준 장면이 이 설명과 맞물린다. AI가 처리량을 올렸는데 불안정성도 함께 올랐고, 결과를 가른 것은 도구가 아니었다. 속도가 올라간 자리 뒤에서 다른 것이 밀리고 있었던 셈이다. Vol. 86과도 이어진다. 에이전트가 늘린 것이 속도보다 일의 범위였다면, 그 늘어난 범위가 지금 누구의 하루에 들어가 있는지가 다음 병목의 자리다.

마지막 지침은 사람 쪽이다. 실험이 보여 준 지렛대가 사례였으므로, 리더가 할 일도 사례가 돌게 만드는 것이 된다. 팀들이 여러 쓰임을 시험해 보게 하고, 다시 짠 흐름을 부서를 넘겨 공유하게 하고, 다른 조직들이 어떻게 재편하고 있는지를 정기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이다. 연구진의 표현이 분명하다. 사내 플레이북과 부서를 넘는 워크숍이 다음 세대 기술에 쓰는 투자만큼의 값을 할 수 있다.

같은 호에 실린 현장 이야기가 이 주장을 그대로 밟는다. 124년 된 상용차·디젤엔진 제조사 인터내셔널 모터스의 최고디지털책임자 로버트 오는, 지난해 직원들에게 AI를 시험해 보게 해 수십 건의 실험과 진짜 흥분을 얻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덧붙인다. 다만 사업 자체보다 개별 과업을 더 많이 개선하고 있었다는 것을 함께 깨달았다고. 원인은 기존 프로세스가 필요 이상으로 느렸던 것인데, 기술만으로는 그것을 고칠 수 없다. 그래서 그는 화려한 기술 시연을 혁신으로 착각하지 말라고 말한다.

그 뒤에 한 일이 이 편의 지침과 겹친다. AI를 운영 모형의 변경으로 다루기 시작했고, 경영진을 모아 영업과 제조와 공급망에 걸친 부서 간 흐름을 지도로 그렸다. 직원들이 만든 활용 사례는 자신감을 줬지만 사업을 바꾸기에는 모자랐다. 그래서 영업·제조·공급망·서비스에 걸친 부서 간 기회 21개를 추려 각각에 기대 사업 가치를 붙이고, 영향이 가장 클 다섯 개로 좁혔다. 그중 하나인 매입채무 건에서는 수작업 송장 검토 대신 중복·오류 지급을 사전에 걸러 내는 기계학습 시스템을 만들었고, 착상에서 운영까지 약 12주가 걸렸다.

출처의 조건을 적어 둔다. 이 연구는 아직 학술지 심사를 거치지 않은 워킹페이퍼다. 더 중요한 한계는 표본이다. 515곳은 인시아드의 3개월짜리 창업 가속 프로그램에 참여한 고성장 초기 기업들이고, 오래된 대기업이 아니다. 조직이 작고 흐름이 짧을수록 지도를 다시 그리기 쉽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인터내셔널 모터스의 이야기는 그 간격을 메우려는 같은 호의 시도이지만, 한 경영자의 서술이지 증거는 아니다. 그리고 수치에 관해 한 가지 더. 외부 자본을 얼마나 덜 썼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숫자가 2차 글들에 돌아다니는데 원문에서 확인하지 못해 쓰지 않았고, 이 글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가 적은 범위까지만 따랐다.

Before the Next AI Budget · 다음 예산을 짜기 전에
확인할 다섯 질문
01
지난 분기 AI 성과를 무엇으로 보고받았는가?
사용률과 처리 속도로 적혀 있다면 활동을 잰 것이다. 고객 수와 품질과 자원으로 바꿔 묻는다.
02
우리 흐름을 끝까지 그려 본 적이 있는가?
손바뀜, 쌓이는 승인, 옮겨 적는 자리, 멈춰 있는 결정. 네 자리를 표시한 그림이 있는지 본다.
03
지금 병목이 지난번 개선 전과 같은 자리인가?
같다면 아직 못 치운 것이고, 다르다면 옮겨 간 것이다. 둘은 전혀 다른 상황인데 보고서에는 똑같이 적힌다.
04
다른 회사가 다시 짠 사례를 우리 사람들이 본 적이 있는가?
실험에서 결과를 가른 유일한 차이다. 교육 예산과 사례를 보여 주는 일은 같은 칸에 들어가지 않는다.
05
부서를 넘는 기회 목록에 값이 붙어 있는가?
인터내셔널 모터스가 21개에 기대 가치를 붙이고 다섯으로 좁힌 자리다. 값이 없으면 목록은 줄지 않는다.

AI가 성과로 옮겨 가지 않을 때 조직이 가장 먼저 의심하는 것은 도구와 교육이다. 이 실험은 그 둘을 양쪽에 똑같이 주고 시작했다. 그러고도 결과가 갈렸다.

갈린 자리에 있던 것은 남이 일을 다시 짜 둔 모습이다. 그것을 본 사람들은 자기 일에서 더 많은 자리를 찾아냈고, 찾은 자리의 값도 더 컸다. 그러니 다음 예산에서 가장 수익이 좋은 줄은 새 도구가 아닐지 모른다. 우리 사람들을 남이 다시 짠 것 앞에 데려다 놓는 일이다.

Synthesis · Vol. 90

도구를 더 주는 대신
남이 다시 짠 것을 보여 줬다

고성장 스타트업 515곳을 무작위로 나눴다. 양쪽 모두 앞선 AI 도구와 기술 교육, 멘토링, API 크레딧을 받았다. 한쪽에만 다른 조직들이 AI를 중심으로 업무와 사업 모형을 어떻게 다시 짰는지 사례를 보여 줬고, 그 뒤 각자의 생산 과정 어디에 AI를 쓸지 다시 생각해 보게 했다.

그 집단은 활용처를 44% 더 찾아냈고, 과업을 12% 더 완료했고, 유료 고객을 얻을 확률이 18% 높았으며, 매출은 두 배에 가까웠다. 외부 자본도 뚜렷하게 덜 필요로 했다. 더해 준 것은 역량이 아니라 무엇이 가능한지에 대한 시야였다.

INSEAD Working Paper · 2026 — Leadership 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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