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54
Vol. 54 · The 10,000-Hour Myth 평가 · Deep read
Ericsson et al. (1993) · Macnamara et al. (2014)

오래 했다는 말은
무엇을
보장하는가
여러 분야의 연구를 모아 분석한 결과, 연습량이 설명한 실력 차이는 전체의 12%였다. 상황이 매번 바뀌는 활동에서는 4%였고, 직업 영역에서는 1%에 미치지 못했다.

1993년 논문의 주제는 시간의 양보다 연습의 종류였다. 2008년 한 대중서를 거치며 연구는 '1만 시간'이라는 숫자로 요약됐고, 평균은 문턱이 됐다. 그 사이에 사라진 질문이 있다. 그 시간에 무엇을 했는가. 리더가 사람을 고를 때 쓰는 경력 연수도 같은 질문을 비켜 간다.

An Average Became a Rule평균이 규칙이 되다
Where Hours Count시간이 쌓이는 곳
What to Ask Instead무엇을 볼 것인가
원전
Ten Years, or One Year Repeated Ericsson 외(1993) · Macnamara 외(2014) 메타분석
Previously on Vol. 53
목표를 바꾼 날1915년, 대륙 횡단은 불가능해졌다. 섀클턴은 배를 버리던 날 목표를 바꿨고, 28명 전원이 돌아왔다.
용어 · 이 글에서의 정의
의도적 연습 Deliberate Practice

아직 못하는 것을 일부러 골라 하고, 잘했는지를 곧바로 확인하며, 편안한 구간 밖에서 하는 연습을 말한다. 오래 하는 것과는 다르다. 이미 할 수 있는 일을 반복하는 시간은 아무리 길어도 이 조건을 채우지 못한다. 시간은 조건 가운데 하나일 뿐이고, 그 시간에 무엇을 했는지가 나머지를 정한다.

Section Ⅰ · An Average Became a Rule평균이 규칙이 되다

숫자 하나가
어떻게 법칙이 되었나

1993년, 심리학자 안데르스 에릭손 연구진이 베를린의 음악대학에서 바이올린 전공생들을 조사했다. 교수들의 평가에 따라 학생들을 세 집단으로 나누고, 각자가 지금까지 혼자 연습한 시간을 추정하게 했다. 가장 뛰어난 집단이 스무 살까지 쌓은 연습은 평균 1만 시간이었고, 다음 집단과 교사 과정 학생들은 그보다 적었다.

2008년 말콤 글래드웰이 이 연구를 대중서에 소개하면서 숫자에 이름이 붙었다. 만 시간의 법칙이다. 어떤 분야든 1만 시간을 채우면 정상급이 된다는 식으로 퍼졌고, 지금도 그렇게 인용된다.

에릭손은 이 해석을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부정했다.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째, 1만은 목표가 아니라 평균이었다. 집단 안의 편차가 컸고, 그보다 훨씬 적게 연습하고도 최상위에 든 학생이 있었다. 게다가 스무 살의 그 학생들은 아직 거장 근처에 있지 않았다. 평균을 문턱으로 바꾸는 순간, 자료가 말하지 않은 것을 숫자가 말하기 시작한다.

둘째가 더 큰 왜곡이었다. 논문의 주제는 시간의 양보다 연습의 종류였다. 에릭손이 세운 개념인 의도적 연습은 아직 못하는 것을 골라 하고, 잘했는지를 즉시 확인하고, 편안한 구간을 일부러 벗어나는 방식이다. 그냥 오래 하는 것과는 성격이 다르다. 같은 악기를 30년 친 사람이 3년 친 사람보다 못하는 일이 드물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간은 쌓였지만 그 대부분이 이미 할 수 있는 것을 되풀이한 시간이었다.

이 과정 자체가 조직에서 매일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다. 평균 처리 시간이 목표가 되고, 중간값이 기준선이 되고, 한 번 관찰된 상관이 규칙으로 굳는다. 숫자는 옮겨 다니는 동안 조건을 잃는다. Vol. 51에서 본 것처럼 근거가 말하지 않은 것을 숫자가 대신 말하게 되면, 그 뒤의 결정은 근거 없이 정확해 보인다.

Overall
12%
여러 분야의 연구를 모아 분석했을 때 연습량이 설명한 실력 차이. 나머지 88%는 설명되지 않았다
Professions
<1%
직업 영역에서 연습량이 설명한 차이. 상관 자체가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Predictable
24%
상황이 반복되는 활동에서의 설명력. 상황이 매번 바뀌는 활동에서는 4%로 떨어졌다
15 Years
1993→2008
논문이 나온 해와 '법칙'이라는 이름이 붙은 해. 그사이에 평균이 문턱으로 바뀌었다

Section Ⅱ · Where Hours Count시간이 쌓이는 곳

같은 10년이
분야마다 다른 이유

2014년, 맥나마라와 햄브릭 연구진이 이 주제를 다룬 연구들을 모아 메타분석을 내놓았다. 질문은 단순했다. 쌓인 연습량이 실력 차이를 얼마나 설명하는가. 전체 평균은 12%였다. 뒤집어 말하면 실력 차이의 88%는 연습량으로 설명되지 않았다.

흥미로운 대목은 이 값이 분야마다 크게 갈렸다는 점이다. 체스 같은 게임에서는 26%, 음악에서는 21%, 스포츠에서는 18%였다. 교육 분야로 오면 4%로 떨어졌고, 직업 영역에서는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 마지막 값은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수준조차 아니었다. 즉 직업 세계에서는 연습량과 성과 사이의 관계가 있다고 말하기 어려웠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그 이유로 환경의 반복성을 지목했다. 상황이 되풀이되는 활동에서는 연습량의 설명력이 24%였고, 중간 정도인 활동에서는 12%, 매번 달라지는 활동에서는 4%였다. 체스판은 어제와 오늘이 같다. 규칙이 고정돼 있으니 같은 국면을 다시 만나고, 지난번의 수정이 다음번에 그대로 쓰인다. 시간이 층으로 쌓인다.

경영과 리더십은 반대쪽에 있다. 같은 사람, 같은 시장, 같은 조합이 다시 오지 않는다. 지난번에 통한 방식이 이번에도 통할지 확인할 방법이 사건 이후에나 생긴다. 그래서 이 분야에서 '10년 경력'이라는 표현은 실력에 대해 생각보다 적은 것을 말해 준다.

공정하게 덧붙일 것이 있다. 이 수치를 연습이 소용없다는 뜻으로 읽으면 곤란하다. 직업 영역 연구들은 연습량을 대개 회고 설문으로 재고, 무엇을 연습으로 칠지부터 분야마다 다르다. 측정이 거칠면 관계도 흐려진다. 연구진의 결론도 연습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알려진 것만큼 중요하지는 않다는 쪽이었다. 다만 이 정도만으로도 경력 연수를 실력의 대리 지표로 쓰기에는 충분히 불안하다.

1만 시간은 스무 살까지의 평균이었고, 그 시점의 그들은 거장 근처에 있지 않았다. (K. Anders Ericsson · 만 시간의 법칙 해석에 대한 반박의 요지)
Three Ways to Read Experience
경력을 읽는 세 가지 방법
01
기간 대신 구성을 묻는다
Composition · 몇 년이 아니라 몇 종류인가
10년 동안 몇 가지 다른 상황을 겪었는지 물어본다. 같은 국면이 스무 번 반복된 20년과 스무 가지 국면을 한 번씩 겪은 20년은 같은 20년이 아니다.
02
피드백의 시점을 본다
Feedback · 결과를 언제 알았는가
자기 판단이 맞았는지를 언제 확인했는지 묻는다. 몇 년 뒤에야 알았다면 그 경험은 교정으로 이어지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피드백 없는 반복은 시간만 남긴다.
03
틀린 경험을 찾는다
Corrections · 무엇을 바꾸었는가
크게 틀렸던 판단과 그 뒤에 무엇을 바꿨는지 묻는다. 답이 나오지 않는다면 연차와 무관하게 교정의 고리가 없었다는 신호다(Vol. 13).

Section Ⅲ · What to Ask Instead무엇을 볼 것인가

지표를 바꾸면
배치도 바뀐다

경력 연수가 약한 지표라는 사실은 채용에서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승진과 배치, 프로젝트 책임자 선정까지 같은 숫자가 따라다닌다. 연차는 세기 쉽고 다투기 어려워서 편한 기준이 된다. 편한 기준은 오래 살아남는다.

대신 볼 것은 세 가지로 좁혀진다. 경험의 다양성, 피드백의 주기, 그리고 교정의 기록이다. 다양성은 그 사람이 몇 종류의 상황을 통과했는지를 말하고, 주기는 자기 판단의 결과를 얼마나 빨리 확인했는지를 말하며, 교정은 그 확인이 실제로 방식을 바꿨는지를 말한다. 이 셋이 갖춰진 5년은 갖춰지지 않은 15년보다 많은 것을 설명한다.

예를 들어 보자. 같은 제품과 같은 고객을 상대로 5년을 보낸 사람이 있고, 같은 5년 동안 사업 축소 한 번과 조직 통합 한 번, 그리고 실패한 출시 하나를 겪은 사람이 있다. 이력서에 적히는 연차는 같다. 그러나 뒤의 사람은 숫자가 예상과 어긋나는 장면을 세 번 봤고, 그때마다 자기 판단이 어디서 틀렸는지 확인할 기회를 가졌다. 면접에서 이 차이를 드러내는 질문은 의외로 단순하다. 최근 몇 해 사이에 가장 크게 예상이 빗나간 일을 하나만 말해 달라고 하면 된다.

여기서 질문은 조직 쪽으로 넘어온다. 우리 조직은 이 세 가지를 만들어 주고 있는가. 한 사람이 5년 동안 같은 유형의 업무만 맡았다면 그것은 그 사람의 선택이기 이전에 배치의 결과다. 결정의 결과가 2년 뒤에야 드러나는 구조라면 피드백 주기는 조직이 정한 것이다. Vol. 25에서 본 것처럼 어려움은 저절로 오지 않고 설계로 배치된다. 사람을 키우는 일은 대부분 이 설계의 문제로 돌아온다.

마지막으로 리더 자신에게도 같은 질문이 돌아온다. 내가 쌓은 연차 가운데 새로운 종류의 상황은 얼마나 되는가. 최근에 내 판단이 틀렸다는 것을 확인한 일은 언제였는가. 직책이 올라갈수록 틀렸다는 소식이 늦게 도착한다는 점에서, 연차가 쌓일수록 교정의 고리는 오히려 느슨해진다.

Before You Count the Years · 연차를 세기 전에
사람을 고를 때 확인할 다섯 질문
01
그 기간에 몇 종류의 상황이 있었는가?
연차는 기간을 세고, 실력은 종류를 센다. 겪은 상황의 가짓수를 물으면 같은 연차가 다르게 보인다.
02
결과를 얼마 만에 확인했는가?
판단과 결과 사이의 간격이 길수록 경험은 학습으로 바뀌지 못한다. 짧은 고리를 가진 경력을 높게 본다.
03
무엇을 틀렸고 무엇을 바꿨는가?
교정의 사례를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는지 본다. 말하지 못한다면 반복은 있었지만 수정은 없었던 것이다.
04
우리 일은 반복되는 쪽인가 바뀌는 쪽인가?
정해진 절차가 반복되는 업무라면 경력 연수도 쓸 만한 지표다. 상황이 매번 달라지는 업무라면 다른 것을 봐야 한다.
05
그 사람의 다음 5년은 누가 설계하는가?
배치가 경험의 종류를 정한다. 다양한 상황을 주지 않으면서 폭넓은 판단을 기대할 수는 없다(Vol. 25).

"우물을 파도 한 우물을 파라"는 그래서 절반만 맞는 말이다. 한 우물을 파는 것은 조건이지 방법이 아니다. 같은 자리를 오래 팠다고 깊어지지 않는다. 매번 어제보다 단단한 층을 골라 쳐야 깊어진다.

리더가 물어야 할 질문도 하나로 줄어든다. 지금 이 사람에게 쌓이고 있는 것은 시간인가, 층인가. 둘은 겉으로 똑같이 보이고, 구분되는 순간은 대개 어려운 일이 왔을 때다.

Synthesis · Vol. 54

그 숫자는 목표가 아니라
평균이었다

1993년 베를린 음대의 바이올린 전공생 연구에서 최상위 집단이 스무 살까지 쌓은 연습은 평균 1만 시간이었다. 에릭손은 이 숫자가 문턱으로 읽히는 것을 여러 차례 부정했다. 평균이었고 집단 안의 편차가 컸으며, 스무 살의 그들은 아직 거장 근처에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논문이 정작 다룬 것은 의도적 연습, 곧 아직 못하는 것을 골라 즉시 피드백을 받으며 하는 연습이었다.

2014년 메타분석은 여기에 한 가지를 더했다. 연습량의 설명력이 분야마다 달랐다. 규칙이 고정된 체스와 악기에서는 20%대였지만, 상황이 반복되지 않는 활동에서는 4%, 직업 영역에서는 1% 미만이었다. 경영과 리더십은 뒤쪽에 있다. 그러므로 경력 연수는 이 분야에서 가장 약한 지표에 속한다. 물어야 할 것은 기간보다 그 기간의 구성이다.

Deliberate Practice · 1993–2014 — Leadership 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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