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지 않는다
이력서에 적히는 것들이다. 경력 연수, 학력, 전 직장의 이름 같은 신호다. 밖에서 사람을 고를 때 쓸 수 있는 정보가 이것뿐이라서 조직은 이 지표가 좋은 사람을 고른다. 안에 있는 사람에게는 이 지표가 쓰이지 않는다. 대신 지난 3년간 무엇을 잘했고 무엇에서 어긋났는지가 전부 알려져 있다. 한쪽은 요약본으로, 다른 쪽은 전문으로 평가받는 셈이다.
Section Ⅰ · Two Doors두 개의 문
같은 자리에 들어오는
두 가지 길
Vol. 65에서 초기 경력 채용이 줄면 10년 뒤 숙련자의 공급이 끊긴다고 썼다. 거기에는 언제나 같은 반론이 붙는다. 그때 가서 밖에서 사 오면 되지 않느냐는 것이다. 들어 보면 합리적이다. 기르는 데는 몇 년이 걸리고 사 오는 데는 몇 달이 걸린다.
이 거래의 값을 실제로 잰 연구가 있다. 매튜 비드웰은 한 금융회사의 미국 투자은행 부문에서 2003년부터 2009년까지의 인사 자료를 받아, 같은 자리에 들어온 두 경로를 비교했다. 5,260명의 7,129개 재직 구간이다. 한 사람이 자리를 옮길 때마다 구간이 하나씩 생긴다.
두 경로는 이렇다. 하나는 밖에서 영입되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안에서 승진해 올라오는 길이다. 같은 직급의 같은 일을 하게 되는데, 들어온 문이 다르다. 이 자료에서 외부 영입은 두 번째로 흔한 입직 경로로 전체 관측의 32%를 차지한다.
출발점에서 외부 영입자가 앞선다. 처음 받는 보수가 내부 승진자보다 약 18% 높았고, 경력 연수와 학력 같은 지표도 더 좋았다. 조직이 돈을 더 주고 더 좋아 보이는 사람을 데려온 것이다. 여기까지는 의도한 대로다.
Section Ⅱ · What the Premium Buys18%가 사 온 것
첫 2년은
안에서 올라온 쪽이 높았다
자리에 앉은 뒤의 결과는 출발점과 반대로 나왔다. 승진해 올라온 사람들이 같은 자리에 영입된 사람들보다 첫 2년간 유의하게 좋은 성과를 냈다. 그 뒤로는 차이가 사라진다. 외부 영입자가 따라잡는 데 2년이 걸렸다는 뜻이다.
머무름에서도 갈렸다. 외부 영입자는 단순 승진으로 들어온 사람에 비해 비자발적 이직 위험이 약 61%, 자발적 이직 위험이 약 21% 높았다. 내보내지는 경우도 많고 스스로 나가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성과의 차이가 이 이직 차이의 상당 부분을 설명한다. 못해서 나가고, 못하니까 내보낸다는 뜻이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지에 대해 비드웰이 내놓은 설명은 두 가지다. 첫째는 특수 기술이다. 어느 조직에서나 통하는 능력과 이 조직에서만 통하는 능력이 있다. 누가 무엇을 결정하는지, 어느 자료가 믿을 만한지, 어떤 요청이 실제로 처리되는지 같은 것들이다. 밖에서 온 사람은 이 부분을 처음부터 다시 쌓아야 한다. 2년은 그 시간이다.
둘째가 더 흥미롭다. 불완전 정보다. 조직은 내부 사람에 대해 거의 모든 것을 안다. 어떤 프로젝트에서 어긋났고 어떤 회의에서 말을 잘못했는지까지 안다. 외부 지원자에 대해서는 이력서와 몇 시간의 면접만 안다. 그래서 외부 지원자는 결점 없이 보인다. 같은 사람을 두 가지 해상도로 보면 흐릿한 쪽이 더 좋아 보이는 것이다.
Vol. 68에서 선발 도구의 예측력이 다시 계산됐다는 이야기를 했다. 경력 연수의 타당도가 .07이었고 학력도 비슷하게 낮았다. 이 연구에서 외부 영입자가 더 좋은 지표로 더 많은 보수를 받고도 2년간 뒤처진 결과가 그 숫자와 정확히 맞물린다. 조직이 돈을 더 주고 산 것은 성과가 아니라 성과의 신호였다.
Section Ⅲ · The Gap That Never Closes좁혀지지 않는 간격
성과는 2년 만에 같아지고
보수는 끝내 같아지지 않는다
지금까지는 외부 영입이 비싸다는 이야기였다. 이 연구에서 가장 불편한 대목은 그다음이다. 같은 자리에서 생긴 보수 차이가 시간이 지나도 메워지지 않는다.
비드웰의 추정에 따르면 단순 승진으로 올라온 사람의 급여가 외부 영입자를 따라잡으려면 약 7년이 걸린다. 그리고 그는 덧붙인다. 그 기간은 자료 안에서 그만큼 오래 남아 있는 사람이 거의 없을 만큼 긴 시간이고, 총보상으로 보면 두 집단은 끝내 수렴하지 않는다.
이 문장을 조직의 언어로 옮기면 이렇게 된다. 안에서 길러 올린 사람은 같은 자리에서 영원히 덜 받는다. 첫 2년 동안 더 잘했고, 덜 그만뒀고, 조직을 더 잘 아는 사람이 그렇다. 그러면 무슨 일이 생기는가. 그 사람이 나간다. 밖으로 나가면 외부 영입자가 되고, 그제야 18%를 받는다.
여기서 고리가 닫힌다. 조직은 안에서 기른 사람을 싸게 쓰다가 잃고, 잃은 자리를 밖에서 비싸게 메운다. 밖에서 온 사람은 2년간 덜 내고 더 자주 나간다. 그래서 다시 밖에서 데려온다. 각 단계는 그때그때 합리적이다. 승진자에게 전년 대비로 올려 주는 것도, 급한 자리를 시장가로 메우는 것도 개별로는 맞는 결정이다. 합쳐 놓으면 기르지 않는 조직이 된다.
Vol. 65에서 본 구조와 같은 모양이다. 거기서는 올해의 예산 안에서 한 자리를 비워 두는 결정이 부서마다 반복되며 10년 뒤의 공급을 끊었다. 여기서는 승진자의 보수를 전년도 기준으로 올리는 결정이 반복되며 기른 사람을 밖으로 내보낸다. 두 경우 모두 결정한 사람이 없고, 되돌리려면 서식을 바꿔야 한다.
그렇다고 외부 영입을 하지 말라는 결론은 나오지 않는다. 안에 없는 능력이 있고, 조직이 보지 못하는 방식을 가져오는 사람도 있다. Vol. 36에서 다룬 역멘토링이나 Vol. 47의 아웃사이트가 그런 값이다. 이 연구가 요구하는 것은 그 값을 정확히 계산하라는 것이다. 18%를 더 주고 2년을 기다리기로 했다면, 그 2년 동안 안에서 올라왔을 사람이 무엇을 했을지도 같이 계산해야 한다.
자료의 한계를 적어 둔다. 한 회사의 한 부문이고, 투자은행이라는 특수한 보상 구조를 가진 업종이며, 2003년부터 2009년까지의 기간이다. 승진 자체가 성과가 좋은 사람을 고르는 과정이므로 내부 승진자가 더 잘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반론도 가능하다. 저자는 여러 통제를 넣어 이 문제를 다루지만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 그러니 이 숫자들을 우리 조직에 그대로 옮기기보다, 같은 표를 우리 자료로 만들어 보는 쪽이 맞다. 입직 경로를 인사 자료에 남기는 것만으로 시작할 수 있다.
기를 것인가 사 올 것인가는 보통 속도의 문제로 다뤄진다. 기르면 오래 걸리고 사 오면 빠르다는 것이다. 이 자료가 보여 주는 것은 빠른 쪽이 2년을 늦게 출발하고 더 자주 중간에 사라진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더 조용한 손실이 하나 있다. 밖에서 비싸게 사 오는 관행이 안에 있는 사람에게 보내는 신호다. 여기서 올라가면 덜 받고, 나갔다 들어오면 더 받는다는 신호다. 그 신호를 읽은 사람은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