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20 · Power and Progress 전략 · Deep read
Daron Acemoglu & Simon Johnson · MIT, 2023

기술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
기술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 누군가 방향을 고를 때에만 좋아진다.

기술이 발전하면 이득이 저절로 모두에게 흘러간다고들 믿는다. 애쓰모글루와 존슨은 천 년의 역사로 이를 반박한다. AI가 누구에게 이로울지는 정해진 미래가 아니라, 무엇을 자동화하고 무엇을 넓힐지 고르는 선택이다.

No Bandwagon저절로 굴러가지 않는다
So-so vs Augment어느 방향의 자동화인가
The Choice방향을 고르는 설계
원전
Power and Progress: Our Thousand-Year Struggle Over Technology and Prosperity Acemoglu & Johnson · MIT · 2023–2024
Previously on Vol. 19
배우는 속도직무는 빨리 바뀌고 배움은 못 따라간다. 그 격차를 메우는 건 갈아 끼우기보다 다시 기르기다.
용어 · 이 글에서의 정의
기술의 방향 The Direction of Technology

이 글에서 '기술의 방향'은 기술이 얼마나 발전하느냐가 아니다. 같은 기술을 사람을 대체하는 데 쓸지, 사람의 능력을 넓히는 데 쓸지 고르는 선택이다. 애쓰모글루와 존슨은 이 방향이 저절로 정해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Section Ⅰ · No Bandwagon저절로 굴러가지 않는다

기술이 발전하면 모두가
잘살게 된다는 착각

흔한 믿음이 하나 있다. 기술이 발전하면 생산성이 오르고, 그 이득이 결국 모두에게 흘러간다는 것이다. 애쓰모글루와 존슨은 천 년의 역사를 뒤져 이 믿음을 흔든다.

그들이 보기에 지난 천 년의 대부분, 기술 발전의 이득은 좁은 엘리트에게 몰렸다. 넓은 번영은 제도와 힘의 균형이 기술의 방향을 다시 잡았을 때에야 찾아왔다. 이들이 '생산성 밴드왜건'이라 부른 것, 곧 생산성이 오르면 임금도 따라 오른다는 자동 장치는 실은 자동이 아니었다.

여기에 최근의 계산이 하나 더 붙는다. 애쓰모글루는 2024년 AI의 거시 효과를 보수적으로 추정했다. 향후 10년간 총요소생산성 증가는 많아야 0.66%, 매킨지나 골드만삭스의 기대와는 거리가 멀다. 논쟁적인 숫자이지만 근거는 단순하다. AI에 노출된 노동 과업은 약 20%, 그중 지금 이익이 남게 자동화할 수 있는 것은 23%뿐이고, 자동화되는 과업당 노동비 절감은 평균 27%다.

이 추정이 옳다면 함의는 오히려 날카로워진다. 파이가 저절로 크게 불어나지 않는다면, 무엇을 자동화하고 무엇을 넓힐지 그 방향이 더 중요해진다. 커지지도 않을 파이를 두고 사람만 빼내는 자동화라면, 남는 것은 줄어든 일자리와 얇은 이득뿐이다.

Thousand years
1,000
애쓰모글루·존슨이 뒤진 기술과 번영의 역사. 대부분의 기간, 이득은 소수에 몰렸다 (Power and Progress, 2023)
TFP over 10y
0.66%
애쓰모글루가 추정한 향후 10년 AI 생산성 증가 상한. 매킨지·골드만 기대보다 훨씬 낮은 논쟁적 추정 (2024)
Exposed
20%
AI에 노출된 미국 노동 과업 비중. 그중 지금 이익이 남게 자동화할 수 있는 것은 23%뿐 (Acemoglu, 2024)
Cost saving
27%
자동화되는 과업당 평균 노동비 절감. 판을 뒤집을 규모는 아니다 (Acemoglu, 2024)

Section Ⅱ · So-so vs Augment어느 방향의 자동화인가

사람을 빼는 자동화와
능력을 넓히는 자동화

모든 자동화가 같은 것은 아니다. 애쓰모글루와 존슨은 방향을 갈라 본다. 방향은 기술이 정하지 않는다. 무엇을 만들지 고르는 사람이 정한다.

Which Direction · Acemoglu & Johnson
자동화가 갈라지는 세 방향
01
그저 그런 자동화
So-so · 사람만 빼고 생산성은 그대로
사람을 고리에서 빼내지만 생산성은 크게 오르지 않는 자동화다. 일자리는 줄고 이득은 얇다. 애쓰모글루가 최악이라 부른 방향이며, 가장 흔히 빠지는 함정이다.
02
몰아주는 생산성
Concentrating · 파이는 커도 나뉘지 않는
생산성은 올라도 그 이득이 소수에게 몰리는 방향이다. 파이는 커지지만 저절로 나뉘지 않는다. '밴드왜건'은 힘의 균형이 받쳐 줄 때에만 굴러간다.
03
넓히는 방향
Augmenting · 능력을 넓혀 새 일을 만드는
사람의 능력을 넓혀 새로운 과업을 만드는 방향이다. 애쓰모글루와 존슨은 이 길이 생산성과 임금을 함께 올리고 격차를 줄인다고 본다. 방향은 미리 주어지지 않는다. 고르는 것이다.
“진보는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방향을 정해 주어야 한다. 기술이 누구에게 이로울지는 미리 정해져 있지 않고, 우리가 어떤 방향을 고르느냐에 달렸다.” (요지 · Acemoglu & Johnson, Power and Progress, 2023)

Section Ⅲ · The Choice방향을 고르는 설계

방향을 기술에 맡기면
가장 얕은 자동화로 흐른다

방향을 아무도 고르지 않으면, 기술은 대개 가장 손쉬운 쪽, 곧 사람만 빼내는 자동화로 흐른다. 리더의 선택이 그 흐름을 바꾼다. 방향을 고르는 설계를 세우려면 다음을 통과해야 한다.

Design Checks · 방향을 고르려면
기술의 방향을 정하는 다섯 질문
01
대체인가 확장인가?
이 AI 도입이 사람을 빼는 쪽인가, 사람의 능력을 넓히는 쪽인가. 방향부터 물었는가.
02
생산성이 정말 오르는가?
사람만 뺐지 생산성은 그대로인 '그저 그런 자동화'는 아닌가. 실제 이득을 확인했는가.
03
이득이 나뉘는가?
커진 파이가 소수에 몰리는가, 넓게 나뉘는가. 밴드왜건이 저절로 굴러오리라 믿고 있지는 않은가.
04
새 일을 만드는가?
없어진 일만큼 사람이 옮겨 갈 새 과업을 함께 설계했는가(Vol. 19의 배움과 짝을 이룬다).
05
누가 방향을 정하는가?
방향을 기술에 떠넘기고 있지는 않은가. 무엇을 만들지 고르는 손이 곧 방향을 정한다.

AI가 세상을 어떻게 바꿀지는 기술이 답해 주지 않는다. 무엇을 자동화하고 무엇을 넓힐지, 그 선택들이 쌓여 방향을 만든다. 리더의 자리는 그 선택의 한복판이다.

이 편은 Vol. 09의 사회적 확장판이다. 실행이 공짜가 될수록 값이 오르는 것은 분별이라 했다. 무엇을 할 가치가 있는지 가리는 눈이, 무엇을 만들 가치가 있는지 고르는 손과 이어진다. Vol. 05에서 가치가 사는 곳을 물었다면, 여기서는 그 가치를 누구에게로 흐르게 할지를 고른다.

기술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 좋아지는 쪽으로 누군가 방향을 고를 때에만 좋아진다. 그 손이 리더의 손이다.

Synthesis · Vol. 20

기술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
방향을 고를 때 좋아진다

기술이 발전하면 이득이 저절로 모두에게 흘러간다는 믿음을, 천 년의 역사가 반박한다. 애쓰모글루가 추정한 AI의 생산성 이득도 기대만큼 크지 않다. 파이가 저절로 커지지 않는다면, 무엇을 자동화하고 무엇을 넓힐지 그 방향이 더 중요해진다.

방향은 정해진 미래가 아니라 선택이다. 사람을 빼는 자동화에 그칠지, 사람의 능력을 넓혀 새 일을 만들지. 그 선택들이 쌓여 기술이 누구에게 이로울지를 정한다.

Acemoglu & Johnson '23 — Leadership 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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