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그 실습이다
Vol. 15에서 값은 도구를 얹는 데서 나지 않고, 흐름을 다시 짜는 데서 난다고 했다. 맞는 말이지만 실행 앞에서 자주 멈춘다. "다시 짜라"는 방향이지 순서가 아니기 때문이다. 아래는 그 다음 문장, 어떻게 다시 짜는지를 네 단계로 옮긴 실습이다.
- 손익에 직결된 핵심 워크플로 2~3개만 고른다. 전사 도입은 나중이다.
- 주변부 실험이 아니라 핵심 업무 깊숙이 심을 흐름을 고른다(Vol. 15).
- 성과 지표를 먼저 정한다. 비용·속도·품질 중 무엇을 움직일지 미리 쓴다.
- 이 단계에서 아직 도구를 켜지 않는다. 무엇을 잴지부터 정한다.
- 승인·인수인계·검토 순서를 종이 위에 다시 그린다. 옛 흐름을 그대로 두고 한 칸만 바꾸지 않는다.
- 어느 단계를 에이전트가 병렬로,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는지 표시한다.
- 사람과 에이전트의 몫을 다시 나눈다(아래 역할 분담).
- 되돌릴 수 있는 결정과 없는 결정을 가른다(Vol. 17). 여기서 감독의 자리가 정해진다.
- 사람이 반드시 확인할 지점(체크포인트)을 재설계 단계에 미리 심는다.
- 도구가 자율로 움직일 범위와, 사람에게 넘어와야 할 범위를 문서로 정한다.
- 결정을 소유할 사람을 이름으로 지정한다(Vol. 26). 책임은 나중에 정하지 않는다.
- 1단계에서 정한 지표로 파일럿을 잰다. 사용률이 아니라 성과로.
- 기준에 못 미치면 확장하지 않는다. 취소도 실습의 정상적인 결과다.
- 통과한 흐름만 다음 두세 개로 넓혀 간다. 한 번에 전부 넓히지 않는다.
에이전트가 맡는 것
- 병렬 실행·실시간 적응
- 반복 검증·데이터 취합
- 저위험·되돌릴 수 있는 단계
- 초안·시뮬레이션
사람이 쥐는 것
- 초점 선정과 트레이드오프
- 되돌릴 수 없는 승인
- 체크포인트 판단
- 평가 기준과 취소 결정
가트너의 경고
- 에이전틱 AI 프로젝트의 40% 이상이 2027년까지 취소될 것으로 본다(Gartner, 2025). 원인은 비용 급증, 불분명한 사업 가치, 부실한 위험 통제다.
- 많은 벤더가 기존 챗봇·RPA를 '에이전트'로 재포장한다. 실제 에이전틱 역량을 갖춘 곳은 소수다.
- 그래서 4단계 중 평가 기준을 먼저 정하는 일을 건너뛰면 안 된다. 화려한 배포보다 정직한 취소 기준이 먼저다.
이 편은 Vol. 15의 실습편이다. 값이 다시 짜기에서 난다는 것을 알아도, 어디서 시작할지 모르면 얹기로 되돌아간다. 초점·재발명·감독·평가, 이 네 단계가 그 시작점이다.
다시 짜는 일에 지름길은 없다. 다만 순서는 있다. 무엇을 잴지 정하지 않고 배포부터 하면, 가트너가 말한 40%의 취소 목록에 이름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