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35 · The Companionship Paradox 사람 · Deep read
OpenAI × MIT Media Lab · Sherry Turkle

덜 외로우려다

외로워진다
AI에게 곁을 맡길수록, 사람에게 가는 길은 조금씩 멀어진다.

AI는 언제든 곁에 있다. 지치지 않고, 판단하지 않고, 즉시 답한다. 그런데 최근 연구는 그 편리함의 대가를 보여 준다. 위로를 자주, 깊이 맡길수록 사람은 더 외로워졌다. 곁을 맡기는 일과 곁에 있는 일은 다르다.

The Data덜 외로우려다 더
Illusion동행의 환상
Keep the Muscle다리를 놓는 설계
원전
Affective Use and Emotional Well-being on ChatGPT · Alone Together OpenAI × MIT Media Lab (2025) · Sherry Turkle (2011)
Previously on Vol. 34
다시 짜는 법일을 다시 짜라 했다(Vol. 15). 이번 편은 그 다시 짜기를 실습으로 옮긴다.
용어 · 이 글에서의 정의
동행의 환상 The Illusion of Companionship

이 글에서 '동행의 환상'은 AI와의 대화가 가짜라는 뜻이 아니다. 셰리 터클의 말처럼, 관계의 요구와 수고를 치르지 않고도 곁에 있다는 느낌만 얻는 상태를 뜻한다. 느낌은 진짜이지만, 그 느낌이 사람 사이의 관계를 대신하지는 못한다.

Section Ⅰ · The Data덜 외로우려다 더

곁에 있어 줄수록
더 외로워졌다

AI는 언제든 곁에 있다. 지치지 않고, 판단하지 않고, 즉시 답한다. 늦은 밤에도, 아무 말이나 해도 받아 준다. 외로움을 달래기에 이보다 좋은 조건은 없어 보인다.

그런데 2025년 오픈AI와 MIT 미디어랩이 함께 낸 연구는 반대쪽을 가리켰다. ChatGPT 상호작용 4천만 건을 분석하고, 참가자 약 1,000명을 4주간 관찰한 무작위 실험을 더했다. 결과는 일관됐다. 더 자주, 더 오래 쓸수록 외로움과 의존, 문제적 사용은 올라갔고 사람과의 교류는 내려갔다.

더 눈여겨볼 것은 관계의 깊이다. 챗봇을 더 신뢰하고 유대감을 느낀 사람일수록 외로울 가능성이 높았고, 더 의존하는 경향을 보였다. 음성 모드는 처음엔 도움이 되는 듯했지만, 사용량이 늘수록 그 이점은 사라졌다. 위로가 잘 통할수록, 그 위로에 더 기대게 됐다는 뜻이다.

이 결과가 인과를 증명하지는 않는다. 원래 외로운 사람이 AI를 더 찾았을 수도 있다. 그래도 방향은 뚜렷하다. AI에게 곁을 맡기는 일이, 외로움을 줄이는 대신 깊어지는 쪽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Interactions
40M
오픈AI가 분석한 ChatGPT 상호작용 건수. 설문 조사와 함께 정서적 사용 패턴을 살폈다 (2025)
RCT
1,000
MIT 미디어랩이 4주간 관찰한 무작위 실험 참가자. 사용량과 외로움의 관계를 추적했다
The pattern
외로움
더 자주 쓸수록 외로움·의존·문제적 사용이 오르고, 사람과의 교류는 내렸다
Voice mode
0이점
음성 모드의 초기 이점은 사용량이 늘수록 사라졌다. 특히 중립 음성에서 뚜렷했다

Section Ⅱ · Illusion동행의 환상

느낌은 진짜인데
관계는 아니다

셰리 터클은 이 현상을 오래전부터 지켜봤다. 기술이 주는 연결이 늘수록, 사람의 정서적 삶은 오히려 준다는 것이다. 왜 그런 일이 벌어지는지, 세 단계로 볼 수 있다.

From Comfort to Atrophy
위로가 관계를 대신해 가는 세 단계
01
지금은 위로가 된다
Comfort now · 즉시, 판단 없이
늦은 밤 혼자일 때, AI는 즉시 응답하고 판단하지 않는다. 그 순간의 위로는 진짜다. 문제는 여기가 아니다.
02
점점 그쪽으로 기운다
Substitution · 더 쉬운 쪽으로
사람에게 털어놓는 일은 수고롭다. 오해받을 수 있고, 판단받을 수 있고, 시간을 맞춰야 한다. AI는 그 수고가 없다. 그래서 조금씩 더 쉬운 쪽으로 기운다.
03
사람에게 가는 근육이 준다
Atrophy · 쓰지 않으면 준다
사람에게 다가가 관계의 수고를 치르는 근육은 쓰지 않으면 준다. 위로는 늘 있는데, 정작 사람 사이의 관계는 옅어진다. 연구가 짚은 '더 외로워짐'이 여기서 온다.
“기술은 우정의 부담 없이 동행하는 느낌을 준다. 그 환상이 늘수록, 우리는 서로에게 기대하는 것을 줄인다.” (요지 · Sherry Turkle, Alone Together, 2011)

Section Ⅲ · Keep the Muscle다리를 놓는 설계

위로를 끊지 말고
끝까지 넘기지 않는다

AI의 위로를 없애는 것이 답은 아니다. 완전히 넘기지 않는 선을 지키는 것이 답이다. 그 선을 설계로 세우려면 다음을 통과해야 한다.

Design Checks · 곁을 맡기지 않으려면
사람에게 가는 다리를 지키는 다섯 질문
01
정리인가, 대체인가?
AI에게 감정을 털어놓는 것이 생각을 정리하는 용도인가, 사람과의 대화를 대신하는 용도인가.
02
마지막 한 걸음을 사람에게 걷는가?
AI로 생각을 정리한 뒤, 정작 중요한 대화는 사람에게 가서 하는가.
03
의존의 신호를 아는가?
더 신뢰하고 유대감을 느낄수록 더 기대게 된다는 연구의 신호를, 자기 안에서 알아채는가.
04
팀에게도 같은 선을 지키는가?
1:1과 어려운 대화를(Vol. 30) AI 요약으로 대신하지 않고,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자리로 남겼는가.
05
근육을 쓰고 있는가?
관계의 수고, 곧 오해를 감수하고 다가가는 일을 여전히 스스로 하고 있는가.

AI가 주는 위로는 진짜다. 다만 그 위로가 사람에게 가는 다리까지 대신 걸어 주지는 못한다. 다리는 늘 그 자리에 있지만, 건너는 사람이 줄면 다리도 흐려진다.

이 편은 Vol. 12의 반대편에서 같은 것을 말한다. 거기서 심리적 안전감은 함께 일하는 일의 조건이라 했다. 여기서는 그 '함께'를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을 본다. Vol. 27에서 지킨 집중력, Vol. 33에서 지킨 꺼두는 시간처럼, 사람에게 가는 다리도 의식적으로 지켜야 하는 자원이다.

곁을 맡기는 일과 곁에 있는 일은 다르다. 리더가 지킬 것은 위로를 없애는 일이 아니라, 그 위로가 사람에게 가는 마지막 한 걸음을 대신하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

Synthesis · Vol. 35

곁을 맡기는 일과,
곁에 있는 일은 다르다

OpenAI와 MIT 미디어랩의 공동 연구는 잦고 깊은 AI 사용이 더 높은 외로움과 함께 갔다는 것을 보였다. 신뢰하고 유대감을 느낄수록 더 의존했고, 더 의존할수록 더 외로웠다. 위로는 왔지만, 그 위로가 사람에게 가는 다리를 대신 걷지는 못했다.

그래서 리더가 지킬 것은 AI를 멀리하는 것이 아니라, 위로를 완전히 넘기지 않는 선이다. 감정을 정리하는 데는 쓰되, 마지막 한 걸음은 사람에게 걷는다. 곁에 있다는 감각은 대신 걸어 주는 것으로 자라지 않는다.

OpenAI × MIT · '25 — Leadership Insight
More from Leadership Ins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