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에 오는 손길
사람이 투입과 산출의 비율을 남과 견주어 보고, 어긋났다고 느끼면 자기 행동으로 그 비율을 맞추려 하는 것이다. 여기서 투입은 그 사람이 들였다고 보이는 실력과 노력이고, 산출은 그가 받은 자리와 보수다. 어긋남을 고치는 길은 두 가지다. 자기 투입을 줄이거나, 상대의 산출을 깎는 것이다. 조직에서 뒤쪽은 대개 조용한 형태로 나타난다. 알려 줄 것을 알려 주지 않는 식이다.
Section Ⅰ · What Incumbents See남아 있던 사람들이 본 것
뽑는 자리에 없었던 사람들이
판단을 내린다
추천 채용은 거의 모든 조직이 쓴다. 좋은 사람을 빨리, 싸게, 어느 정도 검증된 상태로 데려오기 때문이다. 연구와 제도는 대체로 뽑는 순간까지를 본다. 테오도라 토모바 샤쿠르와 렐리 더플러로진이 2026년 『Journal of Applied Psychology』에 실은 논문은 그 뒤를 본다. 추천으로 들어온 사람이 자리에 앉은 다음, 이미 그 안에 있던 사람들이 그를 어떻게 대하는가.
저자들이 본 사람들은 채용에 아무 역할도 하지 않은 직원들이다. 면접관도 아니고 추천인도 아니다. 어느 날 새 동료가 왔고, 그 사람이 누구 소개로 들어왔다는 것만 안다.
이 사람들은 추천 입사자를 자격이 덜한 사람으로 평가했다. 저자들이 지목한 이유는 단순한 읽기다. 인맥이 자격을 대신했다고 보는 것이다. 연줄로 들어왔다면 그만큼의 실력은 없었으리라는 추론이고, 실제 성과를 보기 전에 이미 자리를 잡는다.
연구는 네 갈래로 짜여 있다. 첫 두 연구는 현장이다. 하나는 추천이 당연한 관행으로 자리 잡은 산업에서, 다른 하나는 추천을 긍정적으로 보는 문화권에서 이뤄졌다. 결과가 같았다는 점이 눈에 걸린다. 추천이 흔하고 환영받는 곳에서도 벌칙은 나왔다. 제도가 익숙하다는 것과 그 제도로 들어온 사람이 인정받는다는 것은 별개였다.
이 발견이 불편한 이유는 추천 제도가 겨냥한 것과 정확히 어긋나기 때문이다. 조직이 추천을 쓰는 이유 하나가 빠른 적응이다. 아는 사람이 안에 있으니 자리를 잡기 쉬우리라는 기대다. 그런데 자료가 가리키는 쪽은 반대다. 그 사람을 맞는 나머지 사람들에게는 추천이라는 사실은 적응을 돕는 정보로 쓰이지 않는다. 자격을 의심할 근거가 된다.
Section Ⅱ · Restoring the Balance균형을 되돌리는 행동
판단은 생각에서 멈추지 않고
손이 하는 일로 내려온다
자격이 덜하다고 보는 것과 그 사람을 덜 돕는 것 사이에는 한 단계가 있다. 저자들이 그 자리에 놓은 것이 형평 이론이다.
사람은 자기 투입과 산출의 비율을 주변과 견주어 본다. 비슷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누군가의 산출이 투입에 비해 과하다고 보이면 불편이 생기고, 사람은 그 불편을 줄이려 움직인다. 저자들의 표현으로는 어긋난 균형을 되돌리려는 행동이다.
조직에서 그 행동이 드러나는 모양은 조용하다. 밀어내거나 따지는 일은 드물다. 대신 알려 줄 수 있었던 것을 알려 주지 않고, 끼워 줄 수 있었던 자리에 부르지 않고, 공이 갈 자리에 이름을 넣지 않는다. 더 나아가면 실수를 그냥 넘기지 않고 알리는 쪽을 고른다. 하나하나는 설명이 되는 행동이고, 묶어 놓으면 사람 하나가 자리를 잡지 못하게 만든다.
Vol. 73에서 평가에 잡히지 않는 일을 다뤘다. 조직을 굴러가게 하는 도움 가운데 장부에 적히지 않는 몫이 있고, 그 몫이 특정한 사람들에게 쏠린다는 이야기였다. 이번 편은 그 도움이 누구에게 가지 않는지를 본다. 세어지지 않는 일이라 주지 않아도 표가 나지 않고, 표가 나지 않으니 관리되지 않는다.
여기서 추천 제도의 셈법이 흔들린다. 조직이 추천으로 아끼는 것은 채용 비용과 시간이다. 그 절약은 장부에 남는다. 들어온 사람이 받지 못한 도움은 어디에도 남지 않는다. 비용은 사라지지 않았다. 보이지 않는 칸으로 옮겨 갔을 뿐이고, 그 칸의 주인은 조직이 아니다. 들어온 그 사람이다.
Section Ⅲ · Performance Doesn't Clear It성과로 지워지지 않는다
잘하면 풀릴 것이라는
기대가 빗나간다
이 연구에서 가장 단단한 결과가 마지막에 있다. 저자들은 가장 보수적인 조건을 만들어 다시 물었다. 추천으로 들어온 그 사람이 높은 성과를 내고 있다면 어떤가.
부정적 귀인은 남았다. 성과가 평가를 바꾸지 못했다는 뜻이다. HBR이 이 연구를 소개하며 덧붙인 설명도 같은 방향이다. 추천 입사자가 필요한 자격을 모두 갖췄고, 다른 사람과 같은 검증 절차를 거쳤으며, 평균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고 시나리오에 명시해도 그 사람은 여전히 덜 받을 만한 사람으로 평가됐다.
왜 성과가 듣지 않는지는 기제를 보면 짐작이 된다. 사람들이 어긋났다고 본 것은 지금의 성과가 아니다. 그 자리에 오기까지의 투입이다. 입사 이후의 성과는 그 셈의 다른 칸에 들어가고, 이미 적힌 칸을 고쳐 주지 않는다. 그래서 잘하면 인정받을 것이라는 조언은 이 상황에서 잘 듣지 않는다.
Vol. 69와 이어 둘 자리가 있다. 그 편은 조직이 재능을 정해진 것으로 보면 남는 일이 증명뿐이고, 증명 경쟁이 지름길과 정보 은닉을 늘린다는 연구였다. 추천 벌칙은 그 환경에서 더 깊어질 이유가 있다. 재능의 양이 정해져 있다고 보는 곳에서 자리는 한정된 상이 되고, 한정된 상을 뒷문으로 가져갔다고 보이는 사람에게 사람들은 더 날카로워진다.
Vol. 74와는 비교해 둘 만하다. 그 편에서 같은 자리에 밖에서 온 사람은 18% 더 받았고, 안에서 올라온 사람은 첫 2년 성과가 더 높았다. 조직이 밖에서 온 사람에게 값을 더 치른다는 이야기였다. 이번 편은 그 값의 다른 종류를 보여 준다. 돈은 더 받고 도움은 덜 받는 자리가 있다.
한계도 적어 둔다. 네 갈래 연구 가운데 둘은 현장 자료이고 나머지는 시나리오 실험이다. 시나리오에서 측정한 것은 실제 행동이 아니다. 행동 의향이다. 현장 연구 쪽은 응답자가 실제 동료를 떠올려 답했으므로 회상이 섞인다. 그리고 이것은 추천 제도를 없애라는 자료가 아니다. 저자들이 겨냥한 것은 제도 자체가 아니다. 그 정당성이 안에서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처방이 나오는 자리가 분명하다. 추천 경로를 숨기거나 입사자를 익명으로 두는 쪽이 아니다. 그 경로에서 무엇을 검증했는지 보이게 하는 쪽이다. 추천이 어떤 절차로 걸러지는지, 추천 입사자와 공개 채용 입사자가 같은 관문을 지나는지, 추천인이 무엇을 보증하고 무엇은 보증하지 않는지. 안에 있는 사람들이 메우고 있는 빈칸을 조직이 먼저 채워 두는 일이다.
추천 제도를 평가할 때 조직이 보는 숫자는 채용까지 걸린 시간과 비용, 그리고 입사자의 성과다. 세 가지 모두 추천에 유리하게 나오는 편이다. 그래서 제도는 계속 돌아간다.
이 연구가 더하는 칸은 그 셋 옆에 있다. 들어온 사람이 받지 못한 도움이다. 그 칸이 비어 있는 한 추천은 값싼 채용으로만 보이고, 값은 다른 곳에서 조용히 치러진다.